다시 출발선에 선 이재명 정부, 개각 이후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6개 부처 개각에 이어 정책실장까지 교체

이재명 정부는 지난 8월 30일 재정경제부·법무부·국방부·성평등가족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새로 지명하며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국정의 주요 축에 새로운 인물을 배치하고, 집권 2년 차 국정운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인사로 읽힌다.

개각 발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인사 소식이 전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정책실장을 맡아 경제·산업·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김용범 정책실장이 8월 31일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9월 1일 이를 수리했다.

하루 사이 이어진 인사라는 점에서 다소 의외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정권 출범 이후 첫 1년여 동안 통상협상과 성장전략, 산업정책 등 굵직한 과제를 추진해왔다. 김 실장 역시 한미 관세협상과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주요 경제정책을 설계하는 데 깊이 관여해 왔다.

그렇다면 이번 사퇴는 그동안의 정책을 전부 부정하는 신호라기보다, 새로운 국정 단계에 맞춰 정책 추진체계를 다시 정비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보다 차분한 해석일 수 있다. 청와대 역시 이번 인사의 의미를 정책 집행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김 실장의 사퇴 배경을 둘러싼 여러 해석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근 금융시장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고, 정책실장 교체가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청와대가 구체적인 사퇴 사유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특정 정책의 실패에 대한 문책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개각은 정권의 방향을 바꾸는 수단이지만, 그 자체가 성과는 아니다. 새로운 장관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고, 기존 정책 가운데 무엇을 발전시키고 무엇을 보완할지에 국민의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이번 개각에는 국정 운영의 외연을 넓히려는 의미도 읽힌다. 새로운 인물과 다양한 정치적 배경을 가진 인사들이 국정에 참여하게 된 만큼, 정부가 사회 각계의 목소리를 정책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정책실장 사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책실장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는 자리다. 따라서 새 정책실장이 누구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책 조정 체계가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실행하느냐다. 새로운 장관들과 새로운 정책 조정 체계가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를 국민이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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