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 길고 덥다. 아침부터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밤이 되어도 열기가 쉽게 식지 않는다. “올해가 특별히 더운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제 우리는 단순히 ‘무더운 여름’이라고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2026년 여름을 앞두고 기상청은 이미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을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한반도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고, 8월에는 경남 양산에서 42.5℃가 기록되는 등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더위의 강도뿐 아니라 더위가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폭염이 일찍 시작되고 열대야가 늦게까지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여름은 단순히 ‘7월과 8월의 계절’이 아니라 점점 길어지는 하나의 사회적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바다와 대기의 온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바다가 머금은 열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여름철 폭염의 강도와 지속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상청 역시 올해 여름 전망에서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과 안전, 경제와 복지의 문제이며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이기도 하다. 폭염이 가장 두려운 사람들은 누구일까. 에어컨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 건강한 청년보다 홀로 생활하는 노인, 냉방시설이 갖춰진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뜨거운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폭염은 훨씬 더 위험하다.
특히 노인에게 폭염은 더욱 심각하다. 나이가 들수록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만성질환이나 복용 약물 등으로 인해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폭염은 곧 노인복지와 돌봄의 문제로 연결된다. 재가복지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방문요양을 받는 어르신의 실내 온도는 적절한지, 냉방기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있는지, 폭염 시간대에 외출하고 있지는 않은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기후위기로부터 취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 역시 돌봄의 중요한 역할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폭염 뒤에는 집중호우가 찾아오고, 가뭄과 산불, 농작물 피해 등 다양한 기후재난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기상청도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후재난의 다양화·대형화에 대응하기 위해 특보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거대한 기후변화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작은 실천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를 먼 미래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기록적인 더위가 우리 아이들의 평범한 여름이 될 수도 있다. 오늘의 폭염이 내일은 더 강한 폭염이 되고, 오늘의 열대야가 내일은 더 긴 열대야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뉴스 속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매일 걷는 거리의 뜨거운 아스팔트, 잠들지 못하는 밤, 전기요금 걱정 속에서 켜는 에어컨, 그리고 더위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건강까지 모두 기후변화와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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