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폭발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되었으나 원자로 건물의 균열 틈새로 지하수와 빗물 등이 유입돼 매일 140톤 규모의 ‘방사성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천여개의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올 상반기부터 최소 30년간 태평양에 방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본과 한국, 미국은 문제없다는 입장인 반면에,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일본과 인접한 국가들의 경우 오염수 방류 계획에 우려의 뜻을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정상들이 나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18개 섬나라가 회원국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Pacific Islands Forum)은 일본의 발표 이후 도쿄전력에 오염수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이를 검토하기 위한 독립된 과학자 자문단을 구성했다.
핵물리학, 해양학, 생물학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PIF 자문단은 지난 1월 한국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해외 전문가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도쿄전력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 분석 결과를 공유했다.
토론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도쿄전력의 데이터가 “불완전하고 부적절하며 일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은 2017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4년 3개월간 원전 오염수를 분석한 자료를 제공했는데, 해당 데이터 표본에 대표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ALPS 기기의 신뢰성에도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동아시아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는 보고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2020)에서 도쿄전력이 방사성 핵종 농도를 ‘불검출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한 미국 기업의 기술 대신 가격 측면에서 합리적인 ALPS 기술을 도입해 오염수 내 방사성 핵종 제거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ALPS가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으나 2018년 8월 교도통신의 보도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주한일본대사관이 공개한 보고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 ALPS 처리수 현황'(2020)에 따르면 원전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의 약 70%는 해양 방류를 위한 규제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
한국원자력안전연구소의 한병섭 소장은 “오염수가 방류되어도 해양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일본 측이 제대로 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무 위험이 없다고 권하는 것도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사고로 누출된 오염수에 대한 연구나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에 대한 데이터 등이 우선 제공되어야 오염수 방류의 과학적 안전성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과학적으로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검증되지 못한 오염수 방류, 한쪽의 입장만을 들으며 많은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출처: 연합뉴스.[팩트체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제적·과학적으로 문제없다?.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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